
6년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취업 전 여러가지 것들을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애정있게 운영하였던 블로그였다.
취업 이후에도 종종 들어와서 내가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어보곤 했는데, 그 당시에는 글을 잘 썼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보니 영 아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는 이유는, 약 30여년간 나를 괴롭혔던 편도를 제거한 편도절제 수술 후기를 남기기 위해서다."
예전에 내가 포스팅 했던 글 중에, 사랑니 발치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크지 않은 블로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그 글을 읽고 가시고 답글도 남겨 주셨었다. 요즘 AI와 유튜브가 워낙 많이 발전해서, 검색엔진을 통해 검색해서 내 블로그까지 사람이 들어올지는 모르겠으나... 유튜브 처럼 10~20분간 영상을 봐야하는 귀찮음을 싫어하시는 분이나, AI의 위선적인 답변이 싫으신 분, 실제 경험을 컴팩트하고 빠르게 보고 싶은 분들이 분명 있으실 것 같아 이 글을 쓴다.
이 글은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의 지극히 주관적 생각과, 수술 이후 경험에 의한 글이니 단순 참고 및 공감만 하시길 바라겠다.
주제 : 편도선 수술, 이후 언제쯤 안 아플까?
[개요]
일단 내가 수술을 했던 시기는 2026년 5월 말이고,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빅3병원 중 하나)에서 수술을 받았다. 아무래도 최상급의료기관이라 바로 진료를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동네 병원에서 소견서를 보낸 후 2~3달 정도 후에 외래진료를 보았다. 이후 수술일정을 잡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워낙 큰 병원이기 때문에 수술 일정도 6개월 정도 뒤로 잡혔었는데, 이후 다행히 수술이 취소된 날이 있어 외래진료 후 3달 정도 후에 수술을 할 수 있었다.
빅3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아무래도 전신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편도절제 수술은 내가 알기론 이비인후과 수술중 가장 쉬운 난이도의 수술이라고 듣기는 했지만, 전신마취를 해야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예전에 해당병원 응급실 내원했었을때 의사선생님들, 간호사 선생님들, 일반 직원분들의 친절했던 기억들이 인상깊어 병원을 선택하게 되었다.
수술을 하기까지도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나는 편도결석은 잘 생기지 않는 편이었으나(평소에 가글을 생활화 하였음), 편도선염을 달고 살았다. 건장한 청년이었음에도, 추위와 더위에 크게 약했고 특히 조금만 춥거나 컨디션이 안좋으면 목이 부어 감기걸리기 전 으슬으슬한 상태에 금방 도달했다.
그래서 감기가 아니었어도 감기걸린 것 처럼 몸살기를 자주 느껴왔었다. 수술 전 다양한 후기들을 찾아보다가, 수술 이후 HP가 2배는 늘어난것 같다는 글을 봤을때, 수술을 해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수술]
수술은 한시간 안걸려서 끝났던 것 같다. 수술 전 대기하는데, 워낙 큰 병원이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수술 대기실에 같이 있었다. 겉으로는 티는 안냈지만, 속으로 내심 떨렸다.. 가족들 생각이 났다. 수술실로 들어갈때, 내 또래같은 의사선생님과 이야기 하면서 들어갔다. 긴장이 좀 풀렸다. 드라마에서 보던 수술실에 눕게 되었고 몇 까지 질문을 받은 뒤 잠들었다.
[1일차] 5.19일
- 통증 : 3/10
- 요약 : 답답
가래가 낀듯한 느낌을 받으며 마취에서 깼다. 간호사 선생님이 휴지에 받아 주셨고 잠들지 말고 참으라고 하셨다. 목의 통증보다는 가래낀듯한 느낌과 목이 부은 느낌때문에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답답한 느낌이었다. 병실이 배정되고 이동된 뒤에도 졸렸지만, 자면 안된다고 하셨다. 수술후 2시간 뒤부터 물과 음식을 먹으라고 하셔서 입맛이 없지만 먹었다. 여전히 통증보다는 목이 부은 느낌이 더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다. 아프면 억지로 참지말고 말씀하라고 하셨는데, 이미 다년간 편도선염을 앓아오며 고통역치가 올라서 그런가 딱히 고통스러운 느낌을 못 받았다. 진통제도 거의 최소로 맞았다. 새벽에 일어나서 맨시티 경기를 봤는데, 아스날 우승이 확정되어 기분이 좋았다.
[2일차] 5.20일
- 통증 : 4/10
- 요약 : 슬슬 싸함
아침이 되자마자 간호사 선생님이 통증 정도를 물어보셨다. 나는 4점이라고 이야기 했다. 솔직히 잠을 잘 못잔 고통이 더 컸다.(다인실이라 다른분들의 소음+정맥주사 꼽고자서 불편 + 목이 막혀서 답답함) 아침일찍 친절한 간호사 선생님의 퇴원수속 설명을 듣고 퇴원준비를 했다. 다만 고통이 점점 심해질걸 대비해서 아침에 진통제를 한방 맞았다. 병원비도 정산했는데, 진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제도는 goat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잘 아프지 않아 세금만 많이 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아보니 정말 우리나라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다. 집에 가서도 크게 아프지 않고 무난하게 보내다 잤다.
[3일차] 5.21일
- 통증 : 6/10
- 요약 : ㅆㅂ
두통으로 기상했다. 몸이 뭔가 으슬으슬한게 아 이제 시작이구나 생각되었다. 목의 통증보다는 편도선염이 왔을때 몸 두둘겨 맞은 듯이 몸살걸린 느낌이 왔다. 하루종일 누워있었다. 입에서 썩은내가 폴폴 났다. 그래도 밥은 잘 먹어야 겠다고 생각해서,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했다. 3일차는 그냥 편도선염 심하게 걸렸을때랑 상당히 유사했다. 내가 구내염 걸렸을때나 몸살났을때 먹는 약국약(이바내정 이런류의 비타민B 약)이 있는데, 이걸 먹으면 편도회복도 금방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3일차부터 같이 복용하였다.
[4일차] 5.22일
-통증 : 6.5/10
-요약 : ㅆㅂ
몸살은 좀 나은 느낌. 두통은 조금 있었다. 같이 먹었던 약국약이 도움이 되는 느낌이다. 목 통증은 조금더 심해진 것 같다. 본격적으로 단백질 음료들도 틈틈히 먹어줬다. 이날도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안 좋았기때문에, 컨디션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집 침대에서 그냥 계속 누워있었다. 이날 물 먹다가 사레들렀는데, 기침하면 출혈 생길수도 있다고 해서 억지로 기침을 참았더니 정말 죽을 것 같았다. 이후 며칠간은 기관지에 라면스프 뿌려진 느낌이 났다.
[5일차] 5.23일
-통증 : 7/10
-요약 : ㅆㅂ
컨디션은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목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평소 여러가지로 고통역치를 올려놨었는데, 점점 목에 커터칼이 있는 느낌이라 힘들다. 요약 그대로 그냥 계속 ㅅㅂ ㅅㅂ 거렸던 것 같다. 몸 컨디션이 좋아야 금방 회복할 거라 생각해서 산책도 하고 최대한 신체패턴을 정상화 시키도록 노력했다. 이날 혀클리너를 샀는데, 진짜 강추다. 입에서 썩은내가 진동하는데, 입도 크게 못벌려서 양치도 잘 안되는데, 최대한 납작한 혀클리너로 양치하니 썩은내가 절반수준으로 감소하였다. 더불어 가래를 유발하던 끈적이들도 싹다 없어져서 너무 쾌적해졌다. 잠잘때도 좋다.
혀클리너 강추
[6일차] 5.24일
-통증 : 8/10
-요약 : ㅆㅂ
너무 아파서 계속 표정이 찡그려 진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때 너무 힘들다. 가습기를 틀고 자기 시작했는데,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다. 본격적으로 냉면을 먹었는데, 상당히 먹기 편하고 술술 넘어가서 좋다. 다만 국물에 와사비나 겨자는 풀면 목구멍이 탈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7일차] 5.25일
-통증 : 9/10
-요약 : ㅆㅂ
병원에서 준 수술후 관리 책자를 보면, 7~10일 경부터 점점 아파질 수도 있다고 되어있었다. 하지만 나는 다를거라고 생각했었다. 왜냐면 사랑니 뽑고도 안아프고 사회의 쓴맛과 고통을 받으면 컸던 나는 다르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헛된 기대였다. 그냥 아팠다. 삶에 대해 본격적인 성찰과 수술에 대한 후회가 밀려들었던 날이었다. 또한 수술에대해 무지한 친구들에게 진짜 아프다고 호소하였는데, 일주일이나 됐는데 무슨엄살이냐고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서러웠다. 슬슬 편도에 대해 원망이 밀려왔다. 도대체 언제까지 아파야 하지 하며 좌절을 곱씹었다. 새삼 태양왕 루이14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최첨단 의료장비가 가득한 21세기에,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에서 검증된 수술, 그리고 진통제와 약을 받았음에도 이렇게 아픈데, 루이14세는 중세시대 아무런 마취와 약도 없이 생니를 다 뽑고 입천장에 천공이 생기는 것도 다 버티고 건강을 유지했다고 하는데... 얼마나 대단한 사람일까 하고 감탄했다.
체중 : -2.2kg 달성
[8일차] 5.26일
-통증 : 9/10
-요약 : 왜 계속 아플까?
7일차와 비슷한 통증이었다. 다만 나에게 냉면이란 존재는 엄청 큰 희망이었다. 맛있을 뿐 아니라 고통없이 미끄덩~ 하고 목을 통과했다. 이제부터 냉면을 goat 푸드로 생각할 것이다. 다만 8일동안 냉한 음식들만 먹다보니 배가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다. 이날부터 홍삼액도 먹어서 컨디션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9일차] 5.27일
-통증 : 8/10
-요약 : ㅆㅂ
어제보다는 조금 나은 느낌인데, 여전히 아프다. 근데 어제가 고점을 찍었어서 아픔역치가 높아져 버틸만한 느낌이다.
고통이 너무 지겹다. 빨리 회복하고 싶다.
[10일차] 5.28일
-통증 : 6.5/10
-요약 : 오? 변곡점 돌파
아침에 일어났을때 통증이 그대로라, 아 씨!!! 이거 언제까지 아파? 란 생각이 들었는데 오후 부터 확실히 회복세를 탄 느낌이 난다. 몸도 가볍고, 여전히 아프긴 하지만 버틸만한 고통이다! 편도염 중간 단계의 아픔? 침삼켰을때 으윽 하는 정도다
다만 입에서 시궁창 냄새가 더 심해진 느낌이다. 이대로 공공장소에 나가면 무조건 민폐일듯 해서 마스크는 필수로 착용한다.
얼굴에 붓기도 좀 많이 빠진 느낌이다. 다만 일반식이 아니고 죽이나 냉면 등 이런 음식들이라 몸에 에너지가 떨어진 느낌이 난다.내일이 기다려지는 하루다.
[11일차] 5.29일
-통증 : 6/10
-요약 : 회복세를 탔다
뭔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통증은 가벼운 목감기 정도 수준, 다만 목에 빨갛게 된 부분이 여전히 아프다. 일반 목감기였으면 고기같은걸 왕창 먹고 컨디션을 회복할텐데, 이 시기에 방심하다가 출혈이슈가 있는 분들이 많아 참고 냉면으로 점심 저녁을 먹었다.
[12일차] 5.30일
-통증 : 5/10
-요약 : 방심금지
목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아. 오랜만에 집에 놀러온 조카들과 놀아줬는데, 목이 맛탱이가 간 느낌이었다. 여전히 말을 많이 하거나 무리하면 목에 상당히 부담이 되는 것 같다. 회복세를 지키기 위해 조카들이 집에 간 뒤로 아이스크림과 얼음찜질로 수혈해줬다.
[13일차] 5.31일
-통증 : 5/10
-요약 : 보합세 유지
어제 무리했는지 회복의 정도가 낮아졌다. 초기 목감기 같은 느낌 14일의 기적이라고 했는데, 드라마틱하게 좋아지지는 않는 것 같다. 여전히 빨간 부분이 아프다.
[14일차] 5.31일
-통증 : 4/10
-요약 : 보합세 유지
드디어 기다리던 14일의 기적의 날이다. 나는 드라마틱하게 좋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고 어제보다 살짝 좋아진 정도였다. 아예 안아플거라고 기대했었는데, 실망감이 들었다. 다만 이때부터는 출혈빈도가 크게 낮아진다고 들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들었다. 여전히 죽과 냉면위주의 삶이지만 슬슬 일반식에 도전하려고 한다.
[15일차] 6.1일
-통증 : 2/10
-요약 : 일상생활 가능
2주간의 요양기간이 끝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날!, 사실 통증은 여전히 있는 편이지만 일반식을 먹어보니 괜찮은 것 같아서 그냥 먹었다. 완벽하게 회복하려면 적어도 3주는 있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들을 찡그려가며 먹으니 너무너무 좋다!
[전체 평]
상당히 고통스러운 수술이었다... 보통 다른 수술의 경우는 날이 갈 수록 좋아짐을 확연하게 느낀다면, 이 수술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진득한 고통이 계속되어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상당히 괴로웠다. 특히 수술 후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잘 먹어야 하는데, 이 수술은 잘 먹지 못하니 회복과정도 오래 걸렸던 것 같다. 다만 수술 후 만족감이 상당히 높은 수술이라고 하니 너무너무 기대가 된다. 지금도 점심마다 냉면을 계속 먹는데, 정말 냉면은 이 수술에 있어 한줄기 빛 같은 음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결론 : 한 2주 있으니 괜찮아짐, 다만 2주간 너무 힘듦... 2주 지나고도 쪼금은 아픔!
편도에게 한마디 : 진짜 20여년간 나에게 여러 시련을 주고도, 갈때마져 이렇게 큰 고통을주니?
정말 힘들었다 다신보지 말자!!
[식단 및 아이템]
최대한 살 안빠지기 위해, 칼로리 구성을 했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대신 먹기 편하면서 도움이 되었던 음식들을 정리 해봤다.
1. 죽 : 무난함, 스테디셀러, 너무 찐득한 죽은 오히려 자극 되어서 아픔(호박죽 goat)
2. 카스타드 : 카스타드 으깨서 우유에 말아먹으면 상당히 부드러움
3. 냉면 : 편도절제 후 goat 음식, 맨날 단 음식 먹다가 먹으니 맛도 좋고, 술술 잘 들어감.(가위로 여러번 토막내서 숟가락으로 떠먹는걸 추천)
4. 아이스크림 : 필수템, 목의 붓기 빼주고 맛도 좋음 다만 좀 물림
5. 얼음물 : 상시 구비템
6. 단백질 음료 : 단백질 간식 goat
7. 계란찜 : 단백질 goat, 물 많이 섞어서 계란찜 뒤 식혀먹으면 술술 넘어감
8. 순두부 : 단백질 2황, 먹기 편하고 잘 넘어감
9. 요거트 : 건더기 없는 플레인, 신맛이 목구멍을 자극하는 느낌이 나지만 수술 이후 변비 예방 좋음
10. 구내염약 : 나는 도움을 많이 받은 듯한 느낌
11. 혀클리너 : 매우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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